[GA94] 선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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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객기 ( Hit: 275 Vote: 11 )

이 글은 내가 그에게 보내고자 썼지만...

번번이 미수에 그친 글이다...

(여기에 연동 사람들이 올 이유도 없고...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테니까...

사랑타령만 한다고 너무 구박하지는 말기를...

오죽하면 내가 이럴려구...)

---

글을 또 고쳤다...

프로필도...

그리고 바라본다...

너의 프로필...

한숨을 또 쉬게 된다...

변명할 생각은 없어...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어떤 이유로든 내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니까...

-

처음엔 정말 몰랐어...

나때문에 그렇게 힘들어 한다는 걸...

나름대로는 나도 그 일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어...

그런데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나 자신도 미치겠더군...

급격한 경제 위기 속에서 어떻게든 생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나...

집안 어른들의 계속된 와병...

군 문제...

전공 배정과 6학기 졸업에 관한 문제...

이것만 해도 어지러운 나에게...

사실 우리의 문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것임에는 틀림없지...

어느 순간 네 글이나 프로필을 봤을 때는...

이성을 내 스스로 잃어버리고 말았지...

너무 화가 나고 서운했어...

그래서 그런 글을 썼지...

다음 날, 넌 그 프로필을 지웠더군...

갑자기 미안했어...

-

어제,

그 글을 봤기 때문인지...

내 프로필 때문인지...

굉장히 화가 난 모양이구나...

하지만,

난 정말 그런 뜻이 아니었어...

지난 번에도,

그날 밤에도 얘기한 것처럼...

넌 내게 있어서 가장 특별한 녀석 중의 하나야...

그래서 그랬어...

(안그랬으면 왜 프로필 앞에 GA94가 들어갔겠니?)

-

난 네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 괴로워...

솔직히 말해서,

나도 그걸 보면 답답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도 하고...

늘 결론은 그렇지...

내가 뿌린 씨앗은...

내 스스로 거두어야 한다...

-

명륜 애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랄까...

우리 반이 망가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서운함 때문일까...

난 이번 일만큼은 어떤 식으로라도 매듭을 짓고 싶다...

또다시 누군가의 가슴에 못질을 하고...

내 스스로도 괴로워서 한밤중에 깨어나는...

두 번 다시 하기 싫어...

-

아직 난 아무 것도 정리된 것이 없어...

문제거리들은 아직도 그대로 있고,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도 없고...

한 때는 정말,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재입학할까도 생각했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지...

-

사실 그래...

난 어떻게 되든 이젠 상관없어...

다만,

널 잃기 싫어...

연인으로서의 너, 물론 좋겠지...

하지만, 그 이전에...

내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친구로서의 너를 원하는지도 몰라...

이런 얘기를 하면 다른 친구들에게 미안할런지 모르지만...

난 솔직히 이번 우리반에 크게 실망했어...

작년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가 많아...

한 땐 겉돌았어...

전공도 싫고,

짜증의 연속이고...

그랬어...

그 때, 날 잡아준 게 너였잖아...

인문학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을 주고...

내 지겨운 넋두리에도 웃음으로 화답하던 너...

사실,

지금까지의 나를 이만큼이나마 버티게 한 것도 사실은 너였지...

고마워...

-

남들은 자살할 것 같은 글 분위기였다고 하더군...

하지만, 절대 난 죽지 않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어떻게 죽어?

어떻게 살았는데...

억울해서?

-

넌,

내게 소중한 녀석이다...

연인이라는 관계가 싫었다면...

친구로라도 남아있기를 바랄만큼,

나에게 있어 너는 특별한 가치를 지닌 녀석이야...

-

내 생활에 있어서 친구에 대한 우선 순위가 있지...

0순위는 작년 반 동기들...

1순위는 지금 우리 반 동기들...

2순위는 통신 친구들...

3순위는 동네 친구들...

4순위가 고딩 동창들...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었던,

그 고비를 함께 넘었던 사람들이기에...

난 그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거지...

-

이제,

난 그 절대 지존의 0순위에...

너의 이름을 넣는다...

0순위는 A9반 동기들, 그리고 Young...

1순위는 성균관 사람들, 그리고 지금 우리 반 동기들...

2순위는 연세 사람들, 그리고 통신 친구들...

3순위는 동네 친구들...

4순위는 고딩 동창들...

-

다시 시작하고 싶다...

처음부터...

너를 처음 만났던 그 때부터...

멋진 친구로...

소중한 친구로...

분명히 그러기로 약속했으면서...

아직 우리는 서로 그렇게 하질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난 믿어...

우리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왜냐구?

널 믿으니까...

-

연인끼리만 사랑하라는 법없어...

친구끼리도 사랑할 수 있어...

어떻게 아냐구?

내가 그렇잖아...

-

기다릴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그 날을...

사랑한다...

4330. 11. 7.

벌써 몇 번을 고쳤지만, 끝내 보내지 못하겠지만...

이 글을 나의 가장 소중한 벗...

Young에게 드립니다...

---

p.s. 제발 미워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말 만큼 내 가슴에 심한 상처를 주는 말도 없단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살 지언정...

다른 이들을 끝내 미워할 수 없기에...

그게 나이기에...


본문 내용은 9,992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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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4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