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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1: 삼성전자를 떠나기 전 날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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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김신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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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답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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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hor Wrote :
* 이제 한 시간 후면 이곳도 다시는 찾을 일이 없겠네요.
* 무엇이든 마지막,이란 이름이 달려 있다면
* 크게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情도 많이(?) 들었죠?
더 잘할껄?
*
* 지난 밤에는 퇴근하자마다 잠이 들었는데
* 무려 12시간이나 자 버리고 말았었습니다.
* satagooni씨도, vluez씨도, 아무도 깨워주지 않아
* 일어난 시각, 아침 6시. --+
* 대충 메일 처리 해놓곤, satagooni씨와 사무라이 한 판,
* 오랜만에 밥도 먹고 출근하였더니 여전히 20여 분 지각.
* 첫 출근날부터 지각하더니만 이렇게 마지막 날까지도 지각하게 되는군요.
항상 여유가 있네요.
*
* 그리곤 오전부터 제가 쓰던 프로그램들을 제거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 이 하찮은, 별 일 아닌 작업에서
* 저는 이상하게도 아쉬움이 남더군요.
* flash, generator, visual basic 등등을
* 하나하나 제거해 나면서 무슨 연인을 떠나보내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더랬지요.
* 이제 남은 건 editplus와 photoshop 뿐.
* 잠시 후 이들과 제 계정만 제거하면
* 이곳에서 제가 살았었다는 흔적은 완벽히 사라지겠네요.
정품을 쓰나요?
옥션닷컴에서는 걸린거 아시죠?
*
* 예. 말 그대로 여기에서 산 거나 다름없지요.
* 세수도, 양치질도, 머리 감는 일도 다 여기서 해결했으니까요.
* 세면도구, 수건 같은 것들을 갖다놨었거든요.
집처럼 사용하셨네요. ^^
*
* 이제 이것들은 그대로 경찰청으로 가겠지요...
*
* 점심시간에는 친구가 한 명 찾아왔었습니다.
* 다들 한 번 놀러오겠다는 말은 했어도 결국 아무도 오지 않았었는데
* 마지막이라고 한 친구가 왔던 것이지요.
음...
빈말이군... 예의상
*
* 한정된 점심시간이기에 그리 길지는 못했지만
* 현대백화점에서 밥을 같이 먹었고, 차를 같이 마셨습니다.
* 사실 어제 월급을 받았었거든요.
* 거한 거 하나 먹으려 했지만
* 결국 7,500원짜리 우동을 먹었지요.
* 그렇지만 우동이 7,500원이라뇨. 너무했지만 맛은 있었습니다. --+
* 아. 정말이에요. 더 비싼 것도 사줄 각오가 되어있었건만
* 우동을 먹겠다더군요. 그랬던 것 뿐이지요.
우동 정말 비싸네요.
거기 우동은 일본 수입산인가봐요. --*
*
* 13시에는 Cyber Production 기획자를 만나기로 했었지만
* 차까지 마시고 일어나니 이미 14시.
* 밖에는 하늘하늘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남부에도 온다고 하더니만 안오네요.
*
* 우리가 함께 눈을 맞아본 적이 있던가?
* 아마도 있었겠지...
*
* 다시 회사로 돌아와 기획자와 asp 프로그래머를 만나
* 사소한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 그 이후에는 다시 내내 음악을 들으며 신문을 보았고, 담배를 피웠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
* 이제 16시 23분.
* 언제나 칼퇴근 했던 제게는 이제 정확하게 37분 남아있군요.
* 37분 후에는 또 다른 친구가 한 명 온다네요.
* 그렇지만 저는 오늘 다시 하얏트 호텔에 가야합니다.
*
* 평생 한 번도 안 가본 곳을
* 100만원짜리 양복 티켓 하나 때문에 툭 하면 가게 되네요.
* 오늘 가봉이 끝난다네요.
* 옷 받으러 한 번 더 가야할 것을 생각하면 역시 택시비가 아깝습니다. --+
정말 대단하네요. 백만원짜리를 입고다닌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입고난 소감한말씀 남겨 주세요.
*
* 아. 지금은 rialto의 summer's over가 흐르네요.
* 예. 얼마 전 내한공연 때 직접 가서 들었던 곡이지요.
* 저는 rialto의 노래 중에서 이 summer's over를 가장 좋아합니다.
뭔 노랜지 몰라요. --*
*
* 어느 핸가 훌쩍 사랑을 떠나보내고 돌아온 아침,
* 집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고,
* 어머니께서 싸놓으신 김밥만 덩그러니 남겨있던 그 풍경.
* 그 풍경의 아쉬움을 이 노래 속에서 저는 느낀답니다.
* 여름이 가고 있는 8월의 어느 날,
* 멍하니 김밥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이 뮤직비디오가 흐르고 있었거든요.
* Summer's Over.
*
*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군요.
* 이 글을 저장하고,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돌아와
* editplus와 photoshop을 제거하고, 제 계정을 제거하면 끝.
* 그렇게 제 삼성에서의 생활은 끝을 맺게 되네요.
* 아무 흔적도 안 남겠지만
* 한 가지 흔적이 남을 것입니다.
*
* 제가 만든 Cyber Production 내부에는
* 모든 스크립트나 스타일시트의 이름이 achor류로 되어있거든요.
* 이를테면 마우스가 버튼 위에 있을 때 새로운 레이어가 드러나는 경우
* 그 레이어 이름은 sexyachor와 같은 것이지요. ^^;
* 오는 3월 즈음에 m4you.com cyber production이 공개되면
* 널널하신 분들은 한 번쯤 확인해 주시길, 저를 기억해 주시길. !_!
시간나면 갈 볼께요. ^^
*
* 자. 이제 저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 또 새로운 각오를 품은 채로 경찰청으로 갑니다.
* 새로운 즐거움과 추억이 있겠지요. 기대해 봅니다!
돈 많이 받으시나요?
*
*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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