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F77uQ3sjYRA
여자배구를 보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뒤늦게 들은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 에피소드는 영화라고 하기에도 거짓말 같더라.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 MVP로 팀의 통합우승을 주도했고,
정관장의 메가왓티 또한 아시아쿼터제의 반전이었고, 졌잘싸의 표본이었다.
서로의 연승을 끊어낸 정규시즌도 흥미로웠고,
리베로의 부상을 공격수로 메우며 승리해 낸 플레이오프도 멋진 승부였지만
이 두 팀 간의 챔피언 결정정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할 김연경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인도네시아로 돌아 갈 메가왓티의 마지막 대결이었기에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기대대로 경기는 역대급이었다.
매 경기 풀세트에 듀스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지며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라스트댄스로 5판3선승제에서 2:0으로 초반 승기를 잡았으나
정관장은 투혼으로 게임스코어 2:2 동률까지 만들어 낸다.
그리곤 마지막 5경기.
지금까지의 챔피언 결정전을 하나로 축약한 경기였다. 1세트와 2세트는 흥국이 선점했지만, 정관장의 기세는 3세트부터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5세트에서도 팽팽한 구도가 이어졌으나, 홈인 인천에서 전설 김연경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해야 한다는 흥국생명 선수들의 의지가 하나로 뭉쳤고, 결정적인 순간에 리베로 신연경을 비롯하여 수비가 견고하게 작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1~4세트 모두 정관장이 앞서다가 흥국생명이 따라가는 구도가 반복됐고, 실제로 1~2세트를 흥국생명이 뒤집어내고 3~4세트는 정관장이 지켜내는 등 그야말로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혼자 34득점, 공격성공률 42.62%, 블로킹 7개, 디그 20개로 팬들이 은퇴를 아쉬워할 정도로 맹활약하며 본인의 손으로 라스트 댄스를 완성했으며, 투트쿠도 26득점 블로킹 5개로 김연경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정윤주가 흔들릴 때마다 들어온 김다은도 9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이를 포함해 오늘만 무려 블로킹 17개를 잡아내면서 높은 블로킹 벽을 자랑했다. 특히 3세트 초반 신연경이 부상으로 인해 뛸 수 없게 되자, 도수빈이 투입되었고, 버텨내는 데 성공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또한 지난 몇 년간, 더 가까이 간다면 지난 경기까지 김연경을 지독히도 괴롭혔던 후위 지옥은 이번 5차전 5세트에서 투트쿠의 분전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만일 일어났다면 4차전 5세트처럼 대역전을 당해 대관식을 또 엎어버릴 수도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반면 정관장은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플레이오프 세 경기를 더 치르고 온데다 4연속 풀세트라는 치열한 접전 끝에 체력이 다해 수비가 조금씩 헐거워지는 것이 보였다. 특히 범실 문제가 끝까지 발목을 잡으며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메가가 혼자 37득점으로 무쌍을 찍었고, 정호영도 16득점으로 팀의 위기의 순간마다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해줬다. 그러나 부키리치가 19득점 공격 성공률 30.77%로 부진했으며, 특히 2세트까지 5득점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여기에 범실만 무려 28개가 나왔으며, 특히 5세트 막판 표승주가 공을 넘길 때 범한 범실은 매우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여러모로 2022 FIFA 월드컵 결승전이 오버랩되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이다. 주축 선수의 라스트 댄스를 필두로 최초 2-0 리드를 가져갔지만 상대팀이 분전하여 2-2로 몰아가고 결국 최후의 최후까지 끌려간 끝에 최종 우승에 성공해 라스트 댄스를 완성하는 등 공통점이 많다. 2022-23 V-리그 챔피언 결정전만큼 역대급 V-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손에 꼽아도 될 정도로 명승부를 펼쳤다.
김연경의 마지막 디그에 이은 공격으로 결국 흥국생명의 승리.
최고의 경기들이었고,
앞으로 한국와 인도네시아의 배구 전설이 될 두 인물의 거대한 건곤일척이었다.
멋진 드라마를 선물해 준 양 팀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achor
https://youtu.be/F77uQ3sjYRA 여자배구를 보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뒤늦게 들은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 에피소드는 영화라고 하기에도 거짓말 같더라.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 MVP로 팀의 통합우승을 주도했고, 정관장의 메가왓티 또한 아시아쿼터제의 반전이었고, 졌잘싸의 표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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